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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처음 나가본 박사 유학생 적응기 - 생활편 1 (Amazon과 신용카드 마일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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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모든 게 처음이었습니다. 물론 군대 갔을 때 집을 떠나 살아보긴 했지만, 직접 볼 수 없는 집들 중 하나를 골라야 했고, 비행기 타고 해외를 나가보았고, 영어를 써야 했고, 살 집의 환경을 직접 꾸며야 했고, 먹거리를 어디서 해결할 수 있는지 구글맵에 의지한 채 직접 걸어가 봐야 했습니다. 버스를 신용카드로 찍을 수 없는 점은 불편했지만, 스마트폰으로 정기권을  구매해서 보여주면 되는 편리함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학생증을 만드는 순간 모든 대중교통이 공짜가 되었습니다. (대신 버스가 자주 오진 않았습니다)

 

유학을 나가기 전에는 같은 학교를 가게된 다양한 학과의 사람들이 함께 모이는 소위 '출국자 모임'을 갖곤 합니다. 사실 이러한 것도 누군가 모임을 기획하는 주도적인 사람이 한 두 명 있어야 가능한 것 같습니다. 다양한 학과와 다양한 배경들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이런저런 정보들을 교환하게 됩니다. 새로 생성된 단톡방에서 정보들을 공유하던 도중 한 사람이 침대 구매와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였습니다. 생각보다 미국에서는 배송이 빠르지 않은 것 같아 도착하기 한 달 전쯤에는 미리 주문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자기가 발견한 구매 사이트를 공유해주었습니다. 아무런 정보가 없었던 저는 큰 의심 없이 그 사이트에서 침대 매트리스를 주문하고 출국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미국에 도착했는데 침대 배송은 계속 딜레이가 되었습니다. 여름이 무척 더웠던 날 처음 도착한 아파트, 생소한 거리에서 대형마트를 찾으러도 갔다 오고 몸은 힘들어졌는데, 텅 빈 집 안을 바라보자, 또 아무것도 없이 신문지를 깔고 자야 한다는 사실에 무척 속상해졌습니다. 

 

도착한 후 알아보니 상대적으로 한국 뉴스에서는 드문드문 들렸던 아마존이라는 대형 온라인 쇼핑몰이 한국의 쿠팡이나 지마켓처럼 자리를 잡고 있었고, 아마존 프라임 멤버쉽을 통해 대부분의 상품들을 하루 이틀 안에 배송받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급한 대로 임시 매트리스를 구매했고, 그다음 날부터는 적어도 등부분은 매트리스에 받친 채로 잘 수 있었습니다. 도대체 왜 도착하고 나서야 사람들이 조언을 해주는지.. 조금 아쉬웠습니다. 오기 전에 미리 좀 알려주지.. 괜히 원망스러웠습니다. 알고 보니 가격도 기존에 구매했던 사이트보다 아마존이 훨씬 저렴하고 좋은 제품들을 다양하게 많이 팔고 있었습니다.

 

특히 프라임 멤버쉽도 학생이면 일반의 경우보다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습니다. (인증할 학교 이메일이 있으면 됩니다) 몇 년 만에 아마존의 위상이 엄청 높아지고 한국에도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많이 알려졌겠지만, 미국 처음 정착할 때 급하지만 중요한 가구 및 물건들을 구입해야 할 경우 (임시로든 반영구로든) 아마존 프라임이라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배송 빠른 서비스가 있음을 알아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점차 당일 배송의 비중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넓은 미국 땅에서..)

 

두 번째로 신경 쓰이던 부분은 결제 수단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결혼 비용으로 항공 마일리지를 쌓는 경험을 한 후 통장 개설 시 함께 만들어지는 체크카드로 계속 지출하기에는 함께 쌓일 수 있는 마일리지 생각에 아까웠습니다. 어찌 됐든 유학생에게 한국을 왔다 갔다 하는 비행기 값이 큰 지출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신용카드를 만드는 절차나 여러 카드들에 대한 정보는 마일모아에 자세히 나와있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소식이 업데이트되고 있습니다. 어찌 됐든 가장 중요한 건 미국에서 신용 히스토리를 쌓기 위해 첫 신용카드를 최대한 빨리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첫 해부터 TA로 고용되는 경우가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신용카드 신청의 충족 요건 중 하나인 Social Security Number (SSN)을 바로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학기가 시작되고 TA로 고용되고 SSN을 신청해서 받기까지 시간이 좀 소요되기 때문에 서두르면 가을학기 시작 후 10월 정도에 SSN을 받을 수 있고 카드 신청을 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발급받기 가장 쉬운 카드들이 무엇이 있는지는 마일모아 등에서 많은 논의가 있으니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참고로 최근 일자로 미국에서 신용카드 발급받는 방법에 대한 글이 업데이트되었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에는 학교와 연계되어있는 은행이 상대적으로 대학원들의 상황도 잘 알 거 같아서 우리나라 신용조합 같은 UFCU에서 2000불 신용한도로 첫 신용카드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마일모아 같은 글 등에서는 6개월 정도 신용 히스토리를 쌓고 나면 항공 마일리지나 호텔 마일리지를 쌓을 수 있는 대형 금융회사의 신용카드들을 도전할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저에겐 아직까지도 항공 마일리지가 최우선이고 열심히 모아 비즈니스 한 번 타는 것보다 이코노미로 자주 다녀올 수 있는 게 중요했습니다. 다행히 저의 경우 3개월 뒤에 체이스 프리덤 언리미티드 (일명 언니 카드)와 그리고 그다음 6개월 뒤 체이스 샤프카드까지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출 카테고리에 따라 지불 카드 선택을 달리하며 사용하니 1년 반 정도에 한 번 왕복할 마일리지는 쌓이는 것 같습니다.

 

처음이라 몰랐던 여러가지들 하나하나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공유하여 유학 나오시는 분들이 얻을 수 있는 정보들에 미약하나마 다양성과 깊이를 더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개개인마다 상황이 다 다르긴 하겠지만요)

 

어수룩한 글이더라도 참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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