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 s s a y

나이를 먹는게 두렵다 자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문득 나이를 그만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를 먹는 게 두렵고 큰 중압감으로 느껴졌다. 이런 생각과 함께 스트레스가 전신으로 퍼져나가는 찰나 내 짧다면 짧을 인생을 살면서 선택해오지 않은 수많은 다른 선택지들에게 일일이 무게추가 달아졌음을 깨달았다. 저 선택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 선택을 했다면 지금 난 어떻게 살고 있었을까. 내가 해왔던 선택은 사실 차선에 차선도 아니었지 않았을까. 그래서 내가 지금 이런 상태에 놓여있지 않았을까. 최근에 많이 보고 있는 유튜브 채널에서 들은 공감되는 말은 소위 주위에서 빛나는 사람들은 아무 좋지않은 상황에 빠지더라도 주어진 현재 상황을 인정하고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더라 라는 말이었다. 그래. 지금 나에게 굉장.. 더보기
어렵지만 내 나름의 최선을 다한다면 최소한은 최초로 부모님 세대보다 못 사는 세대로 살다 보면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 그리고 포부가 줄어듦과 동시에 실패에 대한 대가는 더 크게 다가온다. 당연히 삶에 대한 사명감이 투철하고 비전이 명확하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진취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겐 그저 핑계에 불과할 것이다. 어찌 됐든 아직까진 비전 및 사명감 모드에 도달하진 못한 상황에서 순탄하게 적절히 살아오던 인생에 큰 실패가 한번씩 다가오곤 한다. 그리곤 그로기 상태. 손에 잡고 있던 게 타의로 놓인 상태. 이러한 상황에서, 그래도 최소한의 것은 성실히 해나가며 살아가는 습관은 그동안의 경험을 아주 무의미한 것으로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최소한 쌓여진 경험과 지식과 기술은 내 손에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 세상에 대한 수많은 무관심 속에서 .. 더보기
열린 결말 vs. 닫힌 결말 3년 전쯤 처음으로 네이버 웹툰을 보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는 웹툰은 뭔가 단편이고 단순할 거 같다는 막연한 고정관념 때문에 보지 않았는데, 막상 펼쳐보니 단편이어도 내용에 깊이가 있는 작품들도 많고, 정말 만화책이나 장편 소설같이 대서사시가 펼쳐져 있는 경우도 많았다. 여전히 그렇게 많은 작품들을 보고 있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 긴 작품의 이전 얘기가 기억이 안 나 다시 정주행 할 때면 한 때 미드를 밤새 몰아보던 급으로 보게 되어서 본업을 위한 시간이 많이 깎여나가기 일쑤이다. 그래도 이제 몇 작품들은 처음 보기 시작했을 때 함께 시작해서 이제 끝나가는 작품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개인적인 취향은 어찌 됐든 상상의 산물인 이상 해피엔딩을 좋아한다. 그 내용의 과정들이 힘들고 고난스러워도 어찌 됐든 등장인.. 더보기
해외 처음 나가본 박사 유학생 적응기 - 생활편 1 (Amazon과 신용카드 마일리지) 사실 모든 게 처음이었습니다. 물론 군대 갔을 때 집을 떠나 살아보긴 했지만, 직접 볼 수 없는 집들 중 하나를 골라야 했고, 비행기 타고 해외를 나가보았고, 영어를 써야 했고, 살 집의 환경을 직접 꾸며야 했고, 먹거리를 어디서 해결할 수 있는지 구글맵에 의지한 채 직접 걸어가 봐야 했습니다. 버스를 신용카드로 찍을 수 없는 점은 불편했지만, 스마트폰으로 정기권을 구매해서 보여주면 되는 편리함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학생증을 만드는 순간 모든 대중교통이 공짜가 되었습니다. (대신 버스가 자주 오진 않았습니다) 유학을 나가기 전에는 같은 학교를 가게된 다양한 학과의 사람들이 함께 모이는 소위 '출국자 모임'을 갖곤 합니다. 사실 이러한 것도 누군가 모임을 기획하는 주도적인 사람이 한 두 명 있어야 가능한.. 더보기
해외 처음 나가본 박사 유학생 적응기 - 언어편 1 (feat. I'm down) 저의 박사 유학은 제가 외국을 처음 제대로 나가본 경우였습니다. 가까운 나라 일본 정도 잠시 여행해본 적은 있었는데 그때는 일본어를 잘하는 누나 뒤를 졸졸 따라다니기만 했었고, 그 외에는 해외여행조차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의 박사 유학은 저의 첫 해외 체험이기도 했습니다. 말로만 듣던 팁 문화는 전혀 익숙하지 않았고 생돈 뺏기는 기분이었습니다. 처음 경유지로 잠깐 방문했던 샌프란시스코의 다운타운에는 수많은 노숙자들이 걸어 다녔고 그저 무서워서 죠오기 있는 식당을 그들 때문에 가지 못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흐른 시간 대비해서 영어 실력은 전혀 늘은 것 같지 않지만 처음 들었을 때 이게 도대체 뭔소리인가 했었던 경험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한국 대학이나 대학원에서는 처음 이제 개강을 하게 되면 반이.. 더보기
동기 부여 2 8월 초, 박사 과정을 지속하기 위해 통과해야만 했던2년 차 페이퍼 수정 제출을 마친 뒤 급격히 삶의 동력이 멈춰 섰습니다.다행히 박사과정을 계속해나갈 수 있게 되었고 새 학기가 시작되었지만 기쁨보다는 안도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어찌하면 삶에 의욕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다시금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전에 활용하였던 방법 중 하나는 책 읽기였습니다. 사실 저는 책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잘 읽지도 못하고요. 심지어 어릴 때는 아버지가 얼마 용돈 줄테니 몇 권 이상 읽어라 해야지 겨우 읽던 편이었습니다. 어릴 때 속독학원도 다녔었는데 웬지 글 읽는 속도는 여전히 너무 더딥니다. 긴 글들과 여러 글들을 빨리빨리 읽어내며 핵심을 짚어낼 줄 알아야하는 박사생에겐 더할 나위 없이 치명적인 단점입니다. 그럼에도 삶에 활력.. 더보기
동기 부여 1 인생을 충만하게 살아가려면 지속적인 동기 부여가 필요합니다. 인생의 어느 것에도 미칠 정도의 흥미는 없지만 아무것도 안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 역시 괴롭습니다. 이 세상에 해볼 수 있는 것들, 해야 할 것들은 무척 많은데 저는 더할 나위 없이 게으르고 귀찮습니다. 이왕 저에게 하나의 생명이 주어졌는데 이를 크게 불태워보지도 않고 시간에 맡겨 자연히 사그라들다 꺼지게 만들기는 또 조금 아깝습니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동기 부여를 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10대와 20대 동안 가장 큰 동기 부여는 죽음이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간암으로 초등학교 친구가 죽는 내용의 '친구여 안녕'이라는 충격적인 소설을 읽은 후 가족이 죽었을 때 난 어떻게 해야하며, 내가 만약 곧 죽게 된다면 어떻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