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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처음 나가본 박사 유학생 적응기 - 언어편 1 (feat. I'm d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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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박사 유학은 제가 외국을 처음 제대로 나가본 경우였습니다. 가까운 나라 일본 정도 잠시 여행해본 적은 있었는데 그때는 일본어를 잘하는 누나 뒤를 졸졸 따라다니기만 했었고, 그 외에는 해외여행조차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의 박사 유학은 저의 첫 해외 체험이기도 했습니다. 말로만 듣던 팁 문화는 전혀 익숙하지 않았고 생돈 뺏기는 기분이었습니다. 처음 경유지로 잠깐 방문했던 샌프란시스코의 다운타운에는 수많은 노숙자들이 걸어 다녔고 그저 무서워서 죠오기 있는 식당을 그들 때문에 가지 못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흐른 시간 대비해서 영어 실력은 전혀 늘은 것 같지 않지만 처음 들었을 때 이게 도대체 뭔소리인가 했었던 경험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한국 대학이나 대학원에서는 처음 이제 개강을 하게 되면 반이나 연구실 단위로 해서 회식 같은 것을 하고 분위기 따라 얼큰하게 취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보통 저녁 식사 시간 때부터 해서 행사가 끝나게 되면 자정에 가까워지죠. 

 

미국에서는 그런 이벤트를 매주 합니다. 다만 학과 차원에서의 행사가 아닌 경우는 학생들이나 학생회 주도의 작은 이벤트 즉 소셜 네트워킹을 하는 시간인 것이죠. 그런 모임에서 이제 같은 년차 코호트 외에 여러 선후배들 간에 얼굴과 이름을 트고 사적인 얘기를 나누게 됩니다.

 

이러한 모임의 중점은 술이 아니라 네트워킹입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맥주는 술이라기보단 콜라와 같은 음료인 것이죠. 그래서 술을 들이붓기보다는 한 병 시켜서 들고다니면서 돌아가면서 여러 사람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눕니다. 그리고 이러한 모임 시간도 저녁이라기보다는 조금 늦은 오후 5시 정도, 즉 많은 식당이나 술집들이 간이 시간에 손님들에게 음식이나 주류를 평소보다 조금 할인해서 판매하는 '해피아워' 시간을 이용해서 한두 시간 정도 후 마무리됩니다.

 

이러한 모임이 있을 때 단톡방 같은 곳에서 한 친구가 몇 시에 어디에서 하려고 하는데 올 사람? 이러면 이제 사람들이 "I'm down"을 외치기 시작합니다. 나는..아래다..? 음.. 왜인지 따봉한 엄지손을 아래로 내리며 난 안될 듯이라고 말하는 건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게 "나 참여할게"라는 의미로 흔히 우리가 ㄱㄱ하는 거와 같은 의미였습니다.

 

그다음으로 신기했던 것은 애들이 뭐 질문이나 도움을 구하고는 혼자 해결하게 되면 nvm를 남겨놓더군요. 제가 아는 영어의 줄임말은 lol밖에 없었는데 새로운 줄임말이 등장했구나 싶었습니다. 알고 보니 신경쓰지마라는 의미의 never mind를 줄인 표현이었습니다.

 

이러한 표현들을 직접 말하거나 문자하는데 달라붙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그들의 언어 활용법을 터득하게 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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