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는 불면증의 정의와 불면증에 대한 1차적인 치료로써 인지행동치료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불면증의 주요 원인인 코르티솔 분비 증가와 멜라토닌 분비 감소를 유발하는 상황들을 살펴보았고
약물치료를 시도하기 전에 이러한 환경들을 감소시키기 위해 어떠한 노력들을 할 수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2025.01.28 - [h e a l t h] - 불면증 치료 알아보기 1: 불면증의 정의와 인지행동치료
인지행동치료로도 불면증이 개선되지 않거나 다른 원인으로 인해 불면증이 발생한 경우 약물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우울증으로 인해 불면증이 발생한 경우와 약물 치료가 어떠한 기전으로 작동되는 것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우울증이 불면증을 유발한다?
우울증 여부는 불면증 치료 방식 결정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감별점입니다.
우울증 역시 코르티솔 분비 증가를 유발하는데요, 문제는 뇌하수체와 부신이 굉장히 항진되어 있기 때문에 이 코르티솔이 오랜기간 필요 이상으로 나오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우울증이 불면증을 유발한 경우 인지행동치료에서 얘기하는 마음 다스리기와 같은 노력이 불가능한 상황이고 약물로도 코르티솔 분비가 잘 억제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경우 수면제를 무조건 처방받기보다는 정신과 진료와 우울증 약 처방을 통한 우울증 치료가 선행되어야 하며 우울증 완치 시 자연스럽게 불면증이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노인성 불면증처럼 우울증이 아닌데도 불면증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의 뇌에는 뇌를 움직이는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이 있는데 크게 뇌를 흥분시키는 물질과 흥분을 억제하는 물질들이 있습니다. 흥분 신경전달물질로는 중추신경계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글루타메이트(Glutamate)와 많이 들어본 도파민이 있고, 불면증 및 수면제 기전과 맞닿아있는 흥분 억제 물질로는 감마 아미노낙산(Gamma-Aminobutyric acid, GABA)이 있습니다. 해당 물질은 평온함과 긴장 이완 작용을 하기 때문에 밤에 이 가바 GABA의 작용이 있어야지 잠을 잘 수 있습니다.
수면제 작용 기전
위 그림은 가바가 가서 붙는 가바수용체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신경세포들은 보통 -70밀리볼트의 음전압이 걸려있는데 신경이 흥분하게 되면 전압이 올라가 +30밀리볼트가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바가 이 수용체에 붙게 되면 신경세포가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통로가 열리면서 음이온인 염화 이온(Chloride Ion)이 들어가게 되고 음전압이 강화되면서 신경 흥분이 어려워집니다. 이러한 작용으로 잠을 자게 되는 것이고, 심하게 내려가면 혼수상태로 가게 됩니다.
그림을 살펴보면 가바수용체에는 에탄올이 가서 붙는 부분이 있고, 벤조디아제핀이나 프로포폴 등이 붙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즉 해당 물질들이 가바수용체에 붙으면 가바의 작용을 증폭시키거나 염화 이온 통로를 열어버립니다. 그래서 술을 마시면 잠이 오거나, 프로포폴이 수면마취제로 활용되거나 초기 수면제로써 벤조디아제핀이 사용되었던 것입니다.
즉 기존 수면제의 기전은 신경의 흥분을 억제하는 GABA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을 강화시키는 것입니다.
수면제의 부작용과 위험성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수면제는 졸피뎀입니다. 졸피뎀은 벤조디아제핀 계열에 속하지는 않지만 벤조디아제핀 수용기에 작용하여 가바를 활성화시킵니다. 졸피뎀은 20분 내로 그 작용이 빨리 오고 반감기가 짧아 수면유지 효과가 약할 수는 있지만 초반 1~2시간동안 그 작용이 굉장히 강합니다. 졸피뎀의 가장 큰 문제점은 어지럼증인데 이로 인한 복용 후 무의식적으로 이동 시 (화장실을 가는 등) 낙상사고가 굉장히 많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이런 부작용이 오랜기간 관찰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곤 무조건 5mg을 처방한다고 합니다.
또 하나로 많이 관찰되고 있는 부작용은 기억상실입니다. 즉 깊은 수면 상태에서 요리를 하거나 운전을 하는 등 복잡한 행동들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위험한 부작용 현상입니다. 보통 정신과 관련 약을 먹고 있거나 마약성 진통제를 먹고 있는 경우 이러한 부작용이 잘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해 가바 활성화가 아닌 다른 기전으로 작동하는 수면제가 나왔습니다.
시상하부(Hypothalamus)에서 뇌를 각성시키고 식욕을 자극시키는 오렉신(Orexin)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있습니다. 시상하부 근처에 위치하여 도파민의 중독회로에서도 중요한 측좌핵(Nucleus accumbens)의 보상시스템과도 연관되어 있는데, 이러한 오렉신의 작용을 블로킹 하는 약이 나왔습니다. 미국에서는 2014년도에 벨솜라 Belsomra (suvorexant)라는 약이 처음 FDA의 승인을 받았고 이후 유럽에서는 2022년도에 큐비빅 Quviviq (daridorexant)이 출시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해당 약들이 허가되지 않았고, 2024년에서야 임상3상을 허가했다고 합니다.
오늘은 약물치료로 불면증을 치료해야하는 경우들과 수면제의 작용 기전 및 부작용들을 알아보았습니다. 구체적이지 않더라도 직관적으로 건강과 질병 그리고 치료약들의 기전을 이해하고 있으면 건강검진 등 진료를 볼 때 의사선생님들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질문하고 답변을 들을 수 있는데요. 저의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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