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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박사 유학 준비 - 학교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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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지원할 학교를 선택하는 일은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일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저희를 위해 추천서를 써줄 수 있는 교수님의 수가 한정적이고, 또 모든 학교가 본인의 관심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 학교당 지원 비용도 부담스럽죠..). 따라서, 가고 싶은 학교 목록을 작성하기 위한 정보 수집을 미리 해놓으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은 본인 관심 분야 내 전임 교수님의 수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크게 나누면 경제학은 거시, 미시, 계량으로 나뉘지만 그 안에도 여러 세부 분야들이 있습니다. 거시 같은 경우에는, 통화정책 및 information friction, 거시-노동, 거시 국제 무역, 경기변동 등이 있을 수 있고, 미시 쪽에서도 IO와 헬스, 교육, 개발 등 세부적인 응용 미시 분야들이 있습니다. 계량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판단할 때는 제 세부 관심 분야에 있어 테뉴어를 받은 associate이나 full professor의 수가 적어도 2명 이상인 곳을 선택하였습니다. 하지만 추가적으로 1, 2년 내에 그 학교로 온 관련 분야의 조교수님들의 수를 포함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후자의 경우 앞으로 4, 5년 동안은 이동할 가능성이 낮고 또 실적을 위해 적극적으로 학생들과 코웍을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와서 보니 테뉴어를 받은 교수님들의 이동도 생각보다 잦았지만, 그래도 일단 그 학교의 강점을 판단할 때는 시니어 교수님들의 수로 판단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두 번째 기준은 한국인 학생 수였습니다.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박사과정 학생들의 디렉토리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살펴보다 보면 한국인들이 전혀 없이 백인들로만 거의 이루어진 곳이거나, 아시아인들은 많은데 그게 다 중국인들인 경우가 있습니다. 반면, 어느 학교는 한국인이 그래도 5, 6명 이상인 곳들도 있습니다. 학교 입장에서 학생들을 뽑을 때 지원자들의 능력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선발하는 부분도 있지만, 미국이라는 나라 특성상 다양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해나가야 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명확하지는 않겠지만 인종별 쿼터가 있을 테고, 한국인들이 많다는 얘기는 아시아인 쿼터를 대부분 한국인을 뽑는 데 사용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특히 본인 학교의 선배들이 많이 간 경우는 그중에서도 그 학교에 대한 선호와 신뢰가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반면 본인 학교의 선배가 해당 학교에서 중도 탈락한 경우가 최근에 있는 경우 반대로 몇 년간은 그 학교 학생을 가능하면 안 받으려는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스펙 상 impressive 하다면 무관하겠지만요). 따라서 본인 학교 선배들의 히스토리나 한국인 학생 비율에 대한 고려가 필요합니다.  저의 경우 한국인이 5명 이상이면 한국인을 선호하는 학교구나로 판단하였습니다.

 

세번째 기준은 조금 민감할 수도 있긴 하지만, 박사과정 중도탈락률입니다. 정확히 몇 퍼센트라고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흔히 주립대의 경우 초반에 많이 뽑아놓고, 1, 2년 차 과정들을 거치면서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뜨리는 편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를 개괄적으로나마 판단하는 방법은, 해마다 사실 좀 다르긴 하지만 매년 잡마켓에 나오는 수와 1년 차 인원수를 비교하는 것입니다. 학과 홈페이지가 학생들을 연차별로 카테고리를 지어주는 경우 이를 명확히 비교할 수가 있고, 아닌 경우라도 학생 수 전체를 5년이나 6년으로 나누면 대략적인 한 해 코호트 규모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어지간하면 학생들을 안 탈락시키지 않는 학교로 유명한 학교들도 있습니다.

 

사실 탈락할 위험성이 있는 학교를 가게 되면, 이 때문에라도 더 열심히 공부와 연구를 하게 되기도 합니다. 절대 안 떨어뜨리는 학교에 갔을 때 이만큼 공부를 했을까 싶을 정도로. 하지만 매 년 여름마다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벌벌 떨며 이미 내 손을 떠나간 시험지와 연구를 떠올리며 오는 스트레스는 굉장히 안 좋은 점입니다. 사실 정말 큰 다른 변수가 있지 않는 이상, 또 탑 20위 내 학교가 아닌 이상, 다른 조건들은 동일한 가운데 조금 순위 높은데 떨어질 위험이 있는 학교 vs 조금 순위 낮지만 떨어질 위험이 없는 학교면 전 무조건 후자를 택합니다 (전 다른 변수가 있었지만요..). 강제적인 동기가 있든 없든 어차피 박사 생활은 본인 하는 만큼이니까요.

 

마지막으로, 3, 4월에 어드미션을 받고 나서 그 학교들 중 최종 선택을 할 때는, 해당 학교들에 있는 선배들에게 문의 메일을 적극적으로 보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학과 홈페이지에서는 얻을 수 없는, 내부적인 학교 상황들이나 생활 환경 등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굉장히 중요할 수 있는 부분은, 본인이 선호하던 교수님이 당장 학과 홈페이지에는 안 나와있지만, 곧 다른 학교로 떠날 예정이다, 아니면 반대로 학과 홈페이지에는 없었는데 본인이 좋아하던 다른 학교의 교수님이 그 학교로 곧 오기로 계약하였다 등의 정보는 내부에서 (사실 구글링 하면 루머같이 돌기도 합니다만) 미리 알 수 있기 때문에 마지막 선택 순간에 굉장히 중요할 수 있습니다. 사실 추가적인 방법으로는 교수님들의 트위터를 팔로우하는 것도 있지만, 모든 교수님들이 트위터를 하는 것은 아니라서 한정적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오늘은 학교 선택에 있어 판단 기준들을 몇 가지 살펴보았습니다. 어드미션 받은 후 최종 학교 선택에 대해서는 또 다른 글에서 추가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해당 유학 준비 시리즈 글들 중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면 그때 그때 편집해놓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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